*2017년 6월 24일 쩜오 어워드에서 발간하는 그레덴스 앤솔로지 <Fifty shadow of Graves>에 수록할 'Illusion Does'의 프롤로그입니다. 분량상의 문제로 편집하여 웹공개합니다:) 흉물스레 방치된 메리 루의 회당은, 19세기 후반 남부의 부유한 가문들이 롱아일랜드에 웅장한 파사드를 가진 대저택들을 건설하기도 전에, 그...
뉴욕은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젖어 있었다. 계절이 잎을 쓸어간 거리의 가로수에는 수만 개의 작은 전등들이 빛을 발하고 있었고, 바삐 걷는 사람들의 양 손에는 그득한 쇼핑백들이 걸음걸이에 맞춰 앞뒤로 부대꼈다. 연말의 흥취에 젖은 저 노마지들은 반짝이는 가짜 열매를 단 크리스마스트리들이 사과나무를 애호하던 마법사 멀린으로부터 유래되었음을 꿈에도 알지 못할...
3. 겨울비가 내렸다. 크레덴스는 이른 아침부터 무언가 무거운 것을 옮길 때의 쓸리고 부딪히는 소리에 깨어났다. 소리는 아래층에서 들려왔다. 크레덴스는 양말을 신고 구두끈을 묶은 다음 낡은 계단을 내려갔다. 모든 것이 새로웠다. 벽에서 스며 나오는 흙과 나무의 냄새, 창틀 사이로 불어오는 차고 습한 외풍, 녹슨 난간을 스치는 손가락의 감촉마저도. 일층에서는...
1. 뉴트가 약의 작용을 살피기 위해 다가서자 그레이브스가 앞을 가로막으며 그의 걸음을 물렸다. 순간 냄비 안에서 옵스큐러스가 폭발하듯 치솟아 올랐다. 온기가 없는 검은 화염이 땅을 치고 하늘을 가르며 자신의 영역 안에 들어온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두 마법사는 소멸을 피하기 위해 황급히 도약했다. 대지에 예리한 자상이 남는다. 벼락처럼 내리꽂힌 옵스큐러스...
크레덴스를 원래 모습으로 되돌릴 방법을 찾기 위한 뉴트의 첫 번째 시도는, 크레덴스의 신체와 친숙해지는 일이었다. “신체라고 하면 뭔가 말이 이상하지만요.” 뉴트는 깨가 박힌 웃음을 지어보였다. 공동의 고난 앞에서 그레이브스와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나름대로의 노력이었건만, 그레이브스는 국장시절과 마찬가지로 짐짓 의아해하는 동시에 그러나 나는 네 멍청함을...
1. 뉴트는 정원의 횃대에 올라앉은 송골매에게 넋을 빼앗겼다. 녀석이 불청객이어서는 아니다. 물론 그 횃대는 먼 길 편지를 전하느라 수고한 부엉이들을 위한 것이지만, 그곳에 앉기 위한 자격으로는 자신을 찾아 시속 200마일로 날아왔을 저 송골매도 달리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이 관능적인 맹금류의 발목에는 전서구에게 쓰는 것보다 조금 큰, 서신을 넣기 위한 ...
나의 세상은 움직이는 것과 움직이지 않는 것, 산 것과 죽은 것, 그리고 나의 손과 나의 손이 아닌 것으로 나뉜다. 창가에 앉아 나뭇가지의 새를 본다. 가벼운 몸통이 내 앞발보다 조금 큰, 푸른 박새다. 가느다란 가지를 붙잡고 날개를 파닥거리는 녀석을 보자 내 심장은 거세게 뛰고 동공은 동그랗게 열린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저 새의 이름을 알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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